… 나의생각 2008. 10. 23. 02:49
  




조금 뒤늦은 생각인 것 같지만 얼마 전, "군대? 꼭 필요해?" 라는 화두를 던지며 누드퍼포먼스를 벌이기도 했었던 강의석씨를 바라보며 도대체 어떤 사상을 가지고 있어야지 그런 무모한 생각과 철없는 발언을 할 수 있을까에 대해서 생각해보게 된다.


물론 얼마전까지 군인이었고, 이미 군복무의 의무를 다한 사람이 이런 글을 적는다면 자기가 군대를 다녀왔으니, 남들이 가지 않으면 억울해서 그러겠지. 라고 말할지도 모르지만 사실 나 역시도 군복무를 하기 전만해도 군대에 대한 좋지 않은 시선이 있었고, 마냥 가기 싫었던 기억이 있었던 것도 사실이지만 군대를 다녀온 지금은 내가 다녀왔기 때문에, 가 아니라 직접 체험해보니 나라를 지킨다는 것은 굉장히 중요한 것이라는 생각을 하게 된 것이다.





내가 군복무를 했었던 곳은 강원도 화천에 있는 7사단이다. 우스갯소리로 "전생에 7번 죄를 지으면 7사단에 가고 거기서 한번 더 죄를 지으면 8연대로 간다" 라는 소리가 있는데 내가 8연대였다. 그래서 동기들끼리 "우린 지은 죄가 많은가봐" 했었던 기억도 나고, 신이 버린 땅이라는 이름에 걸맞게 험난한 지형으로도 유명한 곳이다.
GOP 철책선을 올라가는 길의 각도가 60도에 가까운 곳도 있어서 '네발계단'(네발로 기어서 올라가야된다고해서) 이라고 불리는 곳도 있고 실제로 내가 복무할때도 많은 병사들이 무릎통증을 호소할만큼 험난한 곳이었다.


사실 나는 군복무를 하기에 편한 환경이었다고 볼 수 있는데 그 이유는 내무부조리가 많이 척결된 군대에서 생활을 했기 때문일 것이다.
부대 선임병들에게 듣기로는 과거 GP에서 난사사건을 일으킨 김일병 사건 이후로 기무대고 헌병대에서 하도 제보를 받으러 왔었고, 그 당시에 찍혀서 영창간 선임들이 많다보니 지금은 그나마 많이 나아졌다는 것이었다.
그리고 군복무 기간동안 알게된 사람들도 많고 잘해주신 분도 많았고, 아직까지도 연락을 이어가는 사람들이 있기 때문에서인지는 몰라도 우스갯소리로 두번다신 군대는 안간다. 라고 말하기는 하지만 그래도 한번쯤은 다녀와보면 좋은 곳이다. 라고 말할만큼 군복무에 대해서 긍정적으로 생각하는 편이다.


서론은 이쯤에서 끝내고 본론으로 들어가서 만약 군대가 사라진다면 어떻게 될까?
사실 전문가는 아니지만 내가 알고 있는 기초지식을 토대로 한다면 군사력은 곧 국제사회에서의 "발언권" 이라고 할만큼 굉장한 것이라고 나는 알고 있다. 군사력이 뛰어난 나라일수록 강대국들의 간섭을 덜 받을 수 있고, 또 그만큼 국제사회에서 힘을 가질 수 있다는 것이다.
 

최근의 추세는 핵을 보유하고 있느냐, 없느냐가 중요하다고 하는데 인도의 경우, 비록 경제적으로는 뛰어나지 못한 나라일수 있으나 남몰래 개발한 핵 덕분에 미국도 인도는 함부로 건드리지 못한다고 한다. 이것은 우리나라와 대조적인 모습이다.


경제적으로는 다른 나라에 비해 월등히 발전했을지도 모르겠으나 무슨 일을 할 때건 미국의 간섭을 받아야 하고, 또 미국이 부탁을 하면 울며겨자먹기로 도아줄 수 밖에 없는, 미국의 잘못도 눈을 꾹 감고 참아줄 수 밖에 없는, 우리나라의 현실을 보았을 때 과연 우리가 군대를 폐지한다면 국제사회에서 우리나라는 어떤 존재로 여겨질 것인가에 대해서 한번 생각해봐야 될 것이다.


또한 만약 우리가 일본보다 월등한 군사력을 가지고, 정말 미국과 돈독한 동맹을 가지고 있었더라면 일본 극우들이 잘못된 역사를 진실이라고 말하는 행위를 저질렀을지, 또 중국이 고구려의 역사가 중국의 역사. 라고 주장했을지에 대해서 진지하게 생각해보았으면 한다.


또한, 평화상태가 아닌. 북한과 '휴전' 상태인 우리나라의 현실에서 군인이 없다면 북한의 침략을 누가 막을 것인지에 대해서도 생각해봐야 할 문제이다. 군대가 없다면? 과거 6.25 전쟁이 발발했을 때처럼 미국에게 나라의 주권을 넘기고서라도 외국의 도움을 받아서 나라를 지켜내고, 그로 인한 댓가로 불특정 다수의 국민들의 희생을 바쳐야 될지도 모르는 사태가 발생할 수도 있을 것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강의석씨의 이런 철없는 행동을 두고 비난을 하지만 몇몇 사람들은 이런 그를 칭찬하고 또 직접 자원봉사자로 그를 도아준다는 말에 적지 않은 충격을 받고 이런 글을 쓰게 되었다.
만약 그들이 올바른 사고를 가진 사람이라면 강의석씨의 행동이 얼마나 철없고 무모한지에 대해서 알 것이고, 강의석씨와 마찬가지로 철없고 무모한 생각으로 똘똘뭉쳐 있다면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으니 조금 더 생각을 하고, 또 직접 두 눈으로 과거 격전지를 찾아가보고 그런 상황속에서 나라를 지키겠다고, 사랑하는 사람을 지켜내겠다고 한 목숨을 바쳤을 숭고한 분들의 마음을 느껴보길 권하고 싶다.  


아마 군대폐지를 외치는 사람들이 잠을 자거나, 혹은 어떻게 자신들의 철없는 생각을 사람들에게 어떻게 알릴지 궁리를 하고 있을 지금 이 시간, 조금씩 쌀쌀해지는 이런 날씨 속에서도 젊은 청춘을 나라에 헌납한 군인들은 무거운 총을 어깨에 메고 춥고 힘들고 외로운 철책선에서 사랑하는 사람들의 이름, 얼굴, 그들과 함께했었던 추억들을 떠올리며 나라를 지키고 있다는 것은 한번쯤은 생각해주길 바란다.


폭우가 쏟아져도, 눈이 내려도. 어떠한 고난속에서도 그들은 조국을 지키기 위해, 혹은 자신이 사랑하는 사람들을 지키기 위해 자신의 한몸을 바쳐 나라를 지켜주고 있음을 생각해주길 바란다.
이렇게 말을 해줘도 깨닫지 못하겠다면 12월말쯤에 강원도 어느 산이라도 올라가서 해가 떨어진 후에 아주 기본적인 방한용품만 갖추고 1시간 30분씩, 1시간정도 쉬고. 또 1시간 30분정도. 이렇게 밤새도록 실내가 아닌 실외에 있어보길 추천한다. 과연 그게 사람이 할 짓이냐고 반문하는 사람이 있다면 나는 말하고 싶다.

"군인들은 그렇게 사람이 못할 짓을 해가면서 나라를 지키고 있노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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