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나의생각 2008. 10. 22. 01:41
  







우연히 인터넷 검색을 하던 도중, 비가오던 날, 비가 축축히 젖은 콘크리트 바닥에 무릎을 꿇고 두 눈을 감고 있는 독일 총리 빌리 브란트의 사진은 나로하여금 많은 생각을 하게 해주었고, 또 왠지모를 가슴이 벅차오르는 감동을 느끼게 해주었다.  이 사진은 빌리 브란트의 무릎 꿇기 라고 불리우며 신 앞에서만 무릎을 꿇는것으로 알고 있는 서양인들에게 적지 않은 충격을 주었고, 독일국민들은 독일의 굴욕이라고 말하며 그를 비난하기도 했다고 한다.


1970년, 12월 7일. 폴란드를 공식 방문중이던 서독 수상 빌리 브란트는 무명용사의 묘를 참배하고 있었다. 그 곳에는 세계 2차대전 당시 나치 독일에 항거하다 희생된 유대인들을 기리는 바르샤바게토 희생자 추념비도 함께 있었는데, 갑자기 기자들의 시선에서 사라진 브란트는 아무도 예상하지 못한 행동을 했다. 바로 이 추념비 앞에 무릎을 꿇고 사죄를 한 것이다.


사실 따지고 본다면 그는 독일의 나치정권과는 아무런 상관이 없는 사람이었다. '빌리 브란트(Willy Brandt)' 라는 이름 또한 나치에 대항해 나치저항운동을 벌이던 당시 체포를 피하기 위해서 사용했던 이름이라고 한다.  이 현장을 목격한 한 기자는 훗날 브란트의 이런 행동을 두고 이렇게 평했다.


"무릎꿇을 필요가 없는 그가 무릎을 꿇을 필요가 있는, 그렇지만 무릎을 꿇지 않는 모든 사람들 대신 무릎을 꿇었다. 그들은 감히 무릎을 꿇으려 하지 않거나, 그렇게 할 수가 없거나, 감히 그렇게 엄두를 낼 수 없기 때문이었다."


이 기자의 지적처럼, 그리고 앞서 말했던 것처럼 사실 그는 무릎을 꿇을 필요가 없는 사람이었다. 17세때부터 사회민주당원이었던 그는 나치라는 극우정권과는 아무런 관계가 없었을 뿐더러 그는 19세때 노르웨이로 망명하여 나치저항운동에 가담하기도 했었던 인물이었다. 그런 브란트가 나치가 저지른 잘못에 대해 참회하며 무릎을 꿇고 폴란드인들에게 사죄를 한 것이다. 이 사건으로 수많은 폴란드인들이 감동을 받았다고 전해진다.


우리 역시도 일본과의 역사의 끈질긴 악연을 가지고 있는 나라이다. 나는 이 한장의 사진과 일화를 통해 일본과의 끈질긴 역사논쟁, 그리고 악연. 또 우리가 원하는 것은 과연 무엇일까? 를 한번 생각해보게 되었다.


내가 생각하기에 우리가 원하는 것은 일본의 진심어린 사죄이다. 일왕 아키히토가 공식으로 한국을 방문하여, 혹은 성명을 통해서라도 일본이 저지른 잘못에 대해 진심으로 용서를 빈다면 많은 이들이 지금과는 다른 시선으로 일본을 볼 수 있게 되지 않을까?  


'일본' 이라는 나라에 부정적이었던 과거와는 다르게 일본을 가까운 이웃나라로 대할 수 있지 않을까.


그와 더불어 일본군 위안부라는 일본의 잘못을 직접적으로 인정하고 지금이라도 생존해있는 피해 할머니들을 만나 공개적으로 사죄를 하고 그 분들의 피해를 보상할 수 있는 차후 조치를 약속한다면, 독도를 다케시마라 부르며 일본의 땅이라 국제사회에 망언을 하고 다닌 것을 진심으로 사죄한다면, 일본은 국제사회에서 떳떳하게 행동할 수 있으며, 일본과 한국은 서로 든든한 파트너로서 국제사회에 함께 설 수 있지 않을까 조심스럽게 생각해본다.


최근 부활하는 친일파로 불리는 '뉴라이트' 라는 집단에 대해 관심을 가지게 되었고, 그들이 제작한 일본극우보다 더한 '역사교과서' 를 바라보며 이런 나의 생각들은 그저 한낱 꿈에 불과한, 몽상적인 이야기에 지나지 않을까... 라고도 한번 생각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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